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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순례자의 길

[순례자의 길]고단한 걸음의 끝에 걸린 순례자 증서(+거리증서)

지난 2018년도에 본격적인 내 입맛대로 가는 세계여행을 했다. 

 

햇수로 5년 째 다니던 회사를 뒤로하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여 떠난 그 여행의 첫번째 시작이 순례자의 길이었다. 

 

이 여행이자 숭고한 고난은

흔히들 순례길 혹은 까미노라고 부른다. 참고로 까미노는 스페인어로 '길'이라는 뜻이며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은 서로 인사할 때 '부엔 까미노'라고 한다. (부엔은 '좋은'이라는 뜻)

 

순례길이란?

아주 긴 세월 동안 스페인 북부의 길은 스페인 산티아고의 대성당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으로 이어져있다고 한다. 확실하진 않지만 이 대성당에는 성 야고보의 유해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중세부터 많은 순례자들이 이 곳을 향해 다양한 출발점에서 시작하여 도보 순례를 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프랑스길

순례길은 다양한 출발점이 있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 따라서 이름을 부른다. 프랑스길, 포르투갈길, 북쪽길, 은의길 등등 다양한 순례의 루트가 있다. 

 

그 중 여행당시 내가 걸었던 길은 프랑스길이다. 프랑스길이 가장 대중적이며 또한 길다. 프랑스길은 프랑스 생장이라는 곳에서 출발하여,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으로 진입한다. 그리고 북쪽 마을들을 지나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길이다. 

 

순례자 증서

순례자 증서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으로부터 최소 100km인 곳에서 출발하여 순례를 하면 도착해서 순례자 증서라는 것을 받을 수 있다. 

 

증서를 받는다고해서 특별한 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고생을 한 것과 이런 꿈같은 여행을 한 것에 대한 기념적인 의미랄까. 증서를 받기 위해 순례를 한 것은 아니지만 뭔가 인정을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라 마지막 순간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순례자 증서 중 거리증서?!

순례를 마치고 받을 수 있는 증서는 순례자 증서말고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거리증서! 순례자 증서는 100km 전부터 걸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그 말인즉슨, 100km를 걸으나 800km를 걸으나 누구나 같은 증서를 받는다는 것! 

 

이런한 이유 때문에 생긴것인지 모르겠지만,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 일정액의 금액을 지불하고 순례자가 걸은 거리에 따라서 거리증서를 발급해준다. 

 

또 다른 순례증서인 거리증서

나는 당시에 생장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799km가 적힌 거리증서를 받았다. 다른 내용은 다 같고 저 거리가 적힌 부분만 그 쪽에 있는 분들이 수기로 적어주신다. 

 

순례기간

약 799km의 거리, 산길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실제로는 800km가 훌쩍 넘을 그 거리를 약 37일간 걸었다. 

개인적으로 카톨릭 신자라던지 그런 종교적인 이류로 순례길을 걸은 것은 아니다. 

 

예전에야 순례길을 걷는 사람은 순수한 의미로 순례자가 대부분이었다고 하지만 지금 현재에서는 절반 이상은 여행자이다. 일상에 지치거나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 순수한 활동을 하며 깨달음을 얻고 싶어하는 사람들...

 

나도 그 일부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다.

그러게 37일간 하루 10~20km정도 걸으며 생각도 많이하고 많은 사람들과 얘기도 하며 웃음과 고난이 함께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순례길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 조금은 더 알아갈 수 있었고, 잠시나마 행복이라는 그 무언가에 대한 실체에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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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짐 속에 순례자 증서가 있는 걸 보고 두서없이 적은 순례길 여행이다. 몇 달전 휴대폰을 분실하여 여행사진이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이 글을 시작으로 순례길 여행기를 적어볼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