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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순례자의 길

[순례자의 길]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된다면? (+순례자의 하루)

2018년도 5월경에 프랑스길을 시작하여 총 37일간 순례길을 걸었었다. 약800km가 넘는 거리를 다행히 한번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걸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순례길을 걷기 위해 한국에서 많은 물품들을 준비해간다. 심지어 피레네 산맥을 지날 때 배낭무게가 거의 20kg에 육박했었다. 물론 가면서 필요없는 것들을 처분해야만 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길을 걷고 또 걷는 그 여정 속에서 내 삶에 필요한 물품은 그리 많지 않다는 걸 깨닫기에는 시간이 조금 걸렸었다. 그리고 오늘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순례길을 다녀온 분들은 공감할 것이고, 이제 갈 준비를 하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실제 여행했던 배낭과 침낭

결론부터 말하자면 순례길 하루에 내가 이용한 물품은 다음과 같다.

 

-모자

-등산용 버프(햇볕으로부터 얼굴 보호하는 마스크)

-경량 패딩

-우비

-긴팔 기능성 티, 긴 바지

-양말

-트레킹화(등산화)

-무릎보호대

-등산용 스틱

-배낭

-침낭

-세면도구

-음식

-슬리퍼

-휴대용 비상의료키트

 

머리부터 발 끝까지 그리고 숙소에서 사용한 것까지하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위의 것이었다. 

 

준비에 앞서 순례자의 하루에 대하여 먼저 이야기해보는게 좋을 것 같다. 모두의 일정이 같지는 않겠지만 내가 겪어본 순례자의 하루는 이러했다. 

 

 

기상 및 출발

아침 6시~7시 사이에 기상하여 간단하게 아침을 먹거나 아니면 그냥 출발한다. 때에 따라 아침을 먹고 여유롭게 7시 넘어서 출발한 적도 있었고, 그냥 출발해서 8~9시 사이에 도착하는 마을 식당에서 커피한잔과 음식을 먹은 적도 있었다. 

 

전날 바게트 빵과 치즈 그리고 살라미라고 부르는 햄을 사서 이동하면서 수시로 허기를 채우기도 했다. 맛도 괜찮아서 식사대용으로도 충분하다. 순례길 프랑스길은 프랑스 생장에서 출발하여 스페인 북부 작은 도시, 큰 도시들을 들러가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으로 향하는 길이다. 

 

작은 마을마다 음식을 파는 곳은 있었고 어떤 곳은 맛집이라고 부를 만한 음식들을 파는 곳도 있었다.(구글에 레스토랑restaurant을 검색해서 별점이 높고 평이 좋은 곳을 가면 웬만하면 괜찮다)

 

산 길을 걷는 경우도 있고, 비포장 도로는 물론 넓은 평원을 지나는 경우도 있지만 음식을 못 구해서 곤란했던 적은 많지 않았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그래도 비상식량은 항상 구비해야한다)

 

 

도착과 짐 정리

그렇게 하루 10km~20km 정도의 계획을 세우고 걷다보면 12~1시 사이에 목적지 마을에 도착한다. 그 이후까지 걷는 건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시간이 늦어지면 숙소를 구하기 쉽지 않을 수 있고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오후에 걷는 건 체력적인 부담과 탈수 등 위험부담이 증가한다.

 

이렇게 점심정도에 그날 묵을 알베르게에 도착하면 짐을 풀고 정리를 한다. 여기서 정리란 침구를 정리하고 씻고, 내일을 위해 오늘 입은 옷을 빨래하는 것을 말한다. 

 

도착해서 땀을 많이 흘린 상의, 양말 속옷등을 손빨래하고 말리면 금방 마른다. 건조하고 강한 햇빛이 있는 날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매일 빨래를 해야하기 때문에 늦은오후에 순례를 마치는게 곤란한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그렇게 개인정비를 마치고 나서 숙소에 있는 사람들 혹은 길을 같이 걸은 동행들과 얘기를 해서 점심식사 및 저녁식사 준비를 한다.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며칠 정도 걷다보면 나와 걸음걸이가 비슷한 사람들 끼리 자주 마주치게 되있고 다들 우호적인 분위기이다. 

 

유럽의 마트물가

저렴하다. 생활물가가 믿을 수 없을만큼 저렴하다. 그래서 순례길이 진행될수록 취사가 되는 알베르게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음식을 한다면 배부르고 맛있게 그리고 식비도 많이 아낄 수 있다. 추가로 스페인은 맥주와 와인이 정말 맛있는 곳이다. 

 

게다가 각 다양한 나라 현지인들의 손 맛을 맛볼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다. 

 

낮잠시간~~~

이렇게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아침부터 움직였으니 쉴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행이지 않은가. 고행 속이지만 즐길 수 있는 건 즐겨야한다고 생각한다.

 

보통 낮잠을 자거나 동네한바퀴 산책을 했다. 

 

저녁식사 그리고 달콤한 잠

순례자의 하루가 마무리 되어간다. 저녁을 먹고 사람들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보면 어느새 잘 시간이 다가온다. 다음날 일찍 또 하루가 시작되기 때문에 다들 9시~10시 정도면 자러간다. 

 

아, 코고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37일간의 여정 중에 밤에 코고는 소리를 듣지 않은 적은 손에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여행 물품 이야기로 돌아가자.

이렇듯 순례자의 하루는 단순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짐이 필요없다. 물론 나 또한 처음에 많은 짐을 챙겨왔다.

 

중간에 옷을 세탁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혹시 너무 추워지면 옷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비상식략은 더 넉넉하게 챙겨야하지 않을까... 세면도구는?

 

이런 고민을 하다보니 짐이 점점 많아지고, 아무리 봐도 내 배낭에 더 뺄 것은 없어보였다. 그래도 그게 10kg은 훌쩍 넘었었지만... 

 

다 빼도 괜찮다. 소모품은 현지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다. 그 곳도 사람사는 곳이고 오히려 한국에서는 비싼 물품이 유럽이기에 더 저렴한 경우도 있다.

 

은 매일 빨기 때문에 2벌씩이면 충분한 것 같다. 다만 아침은 꽤 춥기 때문에 경량패딩은 5월에 출발하더라도 필수인 것 같다. 6시 7시에 밖을 나설 때 추위에 오들오들 떨기에는 힘들다. 

 

우비는 배낭까지 덮을 수 있는 넉넉한 크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배낭을 보호하는 배낭커버도 챙기는게 좋다. 그리고 많이들 걱정하는 등산화 부분은 가능하다면 고어텍스 같은 재질이 방수기능도 되고 좋아보인다. 

 

나 같은 경우에는 매쉬소제의 통풍이 잘 되지만 방수기능은 전혀없는 트레킹화를 신었었다. 트레킹화의 장점은 가볍고 통풍이 잘 된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물에 젖었을 때 금방 마른다. 화창한 날에 걷다보면 어느새 말라있다. 냄새는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단점은 방수기능이 되지 않는다는 점. 발이 축축하고 추운것은 그닥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방수가 되는 등산화가 가끔은 부럽기도 했다. 

 

내가 트레킹화로 결정했던 이유는 첫째 가볍고 둘째는 저렴했기 때문이다. 한달 넘게 하루 약10~20km 걷다보면 신발은 많이 상하게 되어있다. 그게 조금 아까웠고 나는 장기여행을 할 계획을 가지고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저렴한 것으로 사서 순례길이 끝나면 새로운 신발을 사서 남은 여행을 할 생각이었다. 

 

실제로 내가 신었던 트레킹화는 산티아고를 앞둔 며칠 전 앞 코가 터졌다. 

 

이런 이유가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방수가 되는 등산화가 조금은 더 보호를 위해 괜찮아보인다. 

 

마지막으로 배낭! 

배낭은 어차피 순례길은 짐을 최소로 줄여야하기 때문에 큰 것이 필요없다. 그리고 무게! 배낭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가볍고 튼튼한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지고 갔던 킬리 배낭가방은 튼튼하고 수납도 좋지만 조금은 무거운 무게라는 단점이 있었다. 

 

킬리 배낭도 한국인들은 많이 메고 다녔고 도이터나 오스프리도 많이 보였었다. 개인 취향에 맞게 준비하면 될 것 같다. 사실 누군가 지인이 추천해달라고하면 현지 데카트론에서 가성비 좋은 배낭을 택하라고 추천할 것 같다. 

 

그리고 배낭 같은 것들이 찢어질 수 있으니 보수용 테이프를 준비하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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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무엇보다 안전이 최선이다. 중간에 다치면 충분히 쉬는게 중요하다. 준비물도 준비물이지만, 부족한 것들은 필요할 때 수시로 보충할 수 있다. 그 것에 앞서 계획했던 일정에 여유를 더해 넉넉한 시간을 가져가는 것을 다른 어떤 것보다 추천한다. 

 

순례길을 느리게 걸을 수록 눈과 마음에 담아 갈 수 있는게 많은 여행지이다.